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렌의 오른쪽 어깨에 땀이 모였다. 셔츠 천이 피부에 붙었다. 틀을 더 높이 들면 몸을 편하게 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아주 조금 위로 힘을 줬다가 오르가 손을 드는 것을 보고 멈췄다.
“올리지 마. 위쪽 연결이 당겨져.”
렌은 원래 높이로 돌아왔다.
“그냥 그대로가 더 힘듭니다.”
“알아.”
그 대답에는 감탄이 없었다. 렌은 감탄보다 그 말이 더 필요했다는 것을 조금 늦게 알았다. 오르는 자기 일이 아닌 힘든 일을 쉽게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 필요한 높이를 말했다.
에드가 임시 방벽의 작은 구획을 세웠다. 손끝에서 빛이 퍼져 틀 옆의 흐름을 받았다. 렌은 그 빛에 손을 기대지 않았다. 마법 방벽은 눈에 보이는 대로 어디서나 몸을 받쳐 주는 물건이 아니었다. 에드가 알려 준 범위 바깥에 하중을 실으면 주문 구조가 달라질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내가 유지할 수 있어.” 에드가 말했다.
“얼마나?” 니아가 물었다.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마나 흐름을 읽었다.
“지금 출력이면 당분간. 숫자로는 아직 못 말해.”
렌은 그의 답이 조금 위안이 되었다. 좋은 가문에서 온 학생도 모르는 시간을 아는 척하지 않아야 했다. 렌만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모두 자기가 아는 만큼 말하면서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니아가 벽 아래의 표식을 보려고 몸을 숙였다. 머리카락이 얼굴 앞으로 떨어지자 그녀는 거칠게 뒤로 넘겼다. 두 손이 모두 필요했다. 렌은 자기 주머니에 끈이 있었는지 생각했지만 손을 넣을 수 없었다. 토마가 가방에서 도구 묶던 깨끗한 끈을 꺼내 건넸다. 니아는 짧게 고맙다고 하고 머리를 묶었다.
렌은 그 작은 장면을 봤다. 누군가 필요한 것을 말하기 전에 알아보고, 가능한 사람이 건네고, 받은 사람이 쓰는 일. 자기가 그 가운데 있지 않아도 조는 움직였다. 이상하게도 그 사실이 이번에는 서운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두 손을 계속 여기에 둘 수 있게 했다.
세라가 새로운 확인 사항을 전했다. 바깥 인원은 모두 안전 구역으로 이동했고, 추가 진입은 막혔다. 탑 주변의 통행도 바꾸었다. 남은 인원은 현장 작업자들뿐이었다. 다만 그 상태에 도달하기까지 했던 일이 각기 달랐다.
렌은 지금 자기 선택을 평점으로 매길 여유가 없었다. 더 잘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손의 힘이 고르게 들어가지 않았다. 이미 바뀐 것들을 있는 그대로 알고, 아직 해야 할 것을 찾는 일이 먼저였다.
에드가 선반의 운영지가 바람에 넘어가지 않게 작은 추를 올렸다. 렌은 문득 자기 주머니에 접힌 종이가 많다는 것을 생각했다. 소개문, 순서표, 보이고 싶은 모습에 관한 문장들. 지금은 그중 하나도 꺼낼 손이 없었다.
그 대신 다른 사람들이 벽에 붙여 주는 종이를 읽을 수 있었다. 혼자 다 갖고 있지 않아도 필요한 것이 눈앞에 생겼다. 렌은 그 사실을 믿는 연습을 따로 해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무 손잡이를 당기는 순서보다 더 오래 걸린 연습이었다.
니아는 현재 잔량의 표시를 종이에 옮겼다. 에드는 제어판의 기호를 읽었다. 둘이 읽은 것을 토마가 한 줄에 맞추었다. 세라가 벨의 지시를 전달했다. 처음부터 모든 표시를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말 것. 실제 구역, 제어판 기호, 현재 공급 상태를 각각 확인할 것.
렌은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수업 첫날 A에서 쏜 불꽃이 다른 표적에서 켜졌을 때, 그는 사람들이 그 일을 자기 탓으로 생각하지 않는지만 먼저 살폈다. 오늘은 빛이 어디 남았는지를 먼저 보았다. 그 차이를 누군가 칭찬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는 아직 버리지 못했다.
그는 전달관을 보고 말했다.
“제가 붙들고 있는 것도 기록하고 계시죠?”
아주 짧게 침묵이 왔다. 세라가 답했다.
“네. 하중 지지 중이라고 기록했어요.”
“그럼 됐습니다.”
렌은 고개를 숙이지 못해 눈만 내렸다. 니아는 웃지 않았다. 토마도 웃지 않았다. 오르는 렌의 왼쪽 손가락이 약간 벌어진 것을 보고 지지점의 안쪽으로 반 마디 옮기라고 말했다. 렌은 시킨 대로 했다. 잠깐 감각이 돌아왔다.
기록에 남는다는 사실은 힘을 보태 주지 않았다. 그래도 그가 숨을 다시 고르는 데에는 도움이 됐다.
아직 손잡이는 돌리지 않았다. 공급부 세 곳 가운데 하나라도 살아 있으면 수동 잠금을 깨는 일은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통로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 통로로 무엇이 쏟아질지는 힘으로 고를 수 없었다.
렌은 문을 부술 수 있었다. 눈앞의 쇠기둥을 구부릴 수도 있었다. 그런 일을 할 때 자기 팔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고 있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런 동작이 아니었다.
니아가 종이를 렌도 볼 수 있는 벽에 붙였다. 판의 기호 세 개, 실제 구역 세 개, 현재 잔류 표시 세 개. 세 줄을 맞춰야 했다. 정답을 빨리 말하는 사람이 칭찬받는 시험이 아니었다. 틀린 답을 서둘러 실행하지 않는 사람들이 살아서 끝내는 작업이었다.
토마가 관측 창의 빛을 손으로 가리지 않게 한 걸음 비켰다. 에드가 자기 읽은 값을 다시 말했다. 렌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자기 차례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의 왼손 끝이 한 번 떨렸다.
오르는 그것을 봤다. 이번에는 렌도 못 본 척하지 않았다.
“다음 순서 알려 주세요.” 렌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