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KOYO 원래 이야기

입학은 했습니다

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첫 시험은 작은 수정판 앞에 앉는 일이었다. 렌의 앞사람은 손바닥을 대자마자 푸른 빛을 냈다. 시험관은 빛의 크기를 재고, 몇 가지 숫자를 적었다. 앞사람은 일어나면서 시험관이 적은 숫자를 보려고 목을 길게 뺐다. “다음.” 렌이 앉았다. 탁자가 조금 낮았다. 의자는 더 낮았다. 그는 다리를 양옆으로 벌려야 무릎이 탁자 밑에 들어갔다. “손바닥을 올리세요.” 렌이 오른손을 올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험관은 모래시계가 절반쯤 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 “왼손으로.” 렌이 왼손을 올렸다. “아직 시작 안 했습니다.” “시작할 건 없습니다. 그냥 올리면 됩니다.” “저는 준비가 좀 필요해서요.” 시험관은 펜을 내려놓았다. 렌은 눈을 감았다. 사실 준비할 것은 없었다. 고향에서도 마나 측정은 세 번 했다. 세 번 모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측정기를 빌려 준 사람이 자기 손을 대 보여 주었다. 아주 희미한 빛이었다. 마법을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도 이 정도는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때 렌은 측정기를 돌려주면서, 장비가 지역에 따라 사람을 가리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지금 눈앞의 수정판에는 왕실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지역 문제는 아닌 모양이었다. 렌이 눈을 떴다. “이건 내부에 있는 걸 재는 겁니까?” “현재 방출할 수 있는 마나를 잽니다.” “밖에서 작용하는 방식도 있을 텐데.” 시험관은 잠깐 렌을 보았다. 이 말에 답을 해 줄지, 다음 사람을 부를지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그런 방식을 할 줄 아십니까?” 렌은 수정판에 올려 두었던 손을 천천히 뗐다. “원리를 정리하는 중입니다.” 시험관은 지원서에 짧게 썼다. 렌은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 “뭐라고 쓰셨습니까?” “마나 반응 없음.” “원리를 정리하는 중이라는 것도요.” 시험관은 펜을 들지 않았다. 옆 시험대에서 불꽃이 피었다. 주먹만 한 불덩이가 청동 고리 세 개를 통과해 물이 담긴 항아리 위에서 멈췄다. 지원자가 두 손가락을 오므리자 불덩이는 작아지더니 연기 한 줄만 남기고 사라졌다. 렌은 그쪽을 보았다. 은색 사슬 안쪽으로 들어갔던 소년이었다. 소년은 환하게 웃지 않았다. 당연히 할 일을 했다는 듯 소매를 내렸다. 시험관이 어떤 항목에 표시하는지 확인할 때만 눈이 조금 빨라졌다. 렌은 다시 자기 시험관을 보았다. “다음 시험이 있죠?” “이 전형은 마나 반응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갑니다.” “실전을 아직 안 보셨는데.” “마법 실기입니다.” “네. 실기.” 시험관은 이제 지원서를 렌 쪽으로 밀었다. 종이가 탁자 가장자리를 넘어왔다. 렌은 그것을 받지 않았다. 그사이 옆 시험대의 보조 인부가 바퀴 달린 석재 표적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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