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치료실에는 의자가 세 개 있었다.
렌은 가운데에 앉았다. 다친 인부가 들어오자 오른쪽으로 옮겨 앉았다. 인부의 동료까지 들어오자 결국 왼쪽 끝의 작은 보조 의자에 앉았다.
붕대를 감는 직원은 이름표에 ‘세라, 실습 조교’라고 적혀 있었다.
세라는 렌의 손을 닦은 다음 인부의 무릎을 살폈다. 상처 위에 손가락 두 개를 대자 얇은 빛이 흘렀다. 붉게 부었던 피부가 조금 가라앉았다.
렌은 몸을 기울였다.
“그건 몇 클래스입니까?”
“상처 주변을 안정시키는 건 1클래스요. 치료는 의무실에서 다시 받아야 해요.”
“바로 다 낫게 하는 건요?”
“상처마다 달라요.”
“저 정도 긁힌 건.”
세라가 렌의 손바닥을 보았다.
“씻고 감는 게 더 낫죠.”
렌은 감긴 손을 무릎 위에 올렸다.
문으로 들어온 중년 남자가 치료실을 한 번 둘러보았다. 목에 걸린 은색 고리에는 푸른 돌 다섯 개가 박혀 있었다. 렌은 돌을 셌다. 다섯 번째까지 세고 나서야 얼굴을 보았다.
“누가 받쳤나?”
인부가 렌을 가리켰다.
남자는 렌의 팔과 어깨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세라가 건네는 지원서를 읽었다.
“벨 교수님.” 세라가 말했다. “아래 있던 분은 무릎만 조금 다치셨어요. 손수레는 사용 중지시켰고요.”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렌은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서 등을 곧게 폈다.
“제가 옮긴 거 보셨습니까?”
“봤네.”
“멀리서 보셔서 잘 안 보이셨을 수도 있는데.”
“시험대가 세 개뿐이야.”
렌은 입을 다물었다.
벨 교수는 지원서를 조금 기울였다. 창문 빛이 종이에 비쳤다.
“매우 무거운 것을 옮길 수 있음.”
렌이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그건 지웠습니다.”
“안 지워졌네.”
교수는 지원서를 탁자에 놓았다.
“정규 마법 과정은 들어갈 수 없어. 최소한의 마나 방출이 필요하다. 그건 내가 바꾸는 기준이 아니야.”
렌은 자기 손의 붕대 끝을 만졌다.
“대신 실습 지원 과정이 있네. 수업에 들어오고, 실습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을 배우는 과정이지. 올해는 자리가 비었어.”
렌이 고개를 들었다.
“학생입니까?”
“조건부 실습생.”
“같은 강의실에 들어갑니까?”
“허가된 강의에.”
“같은 옷을 입고?”
“옷이 중요한가?”
렌은 잠깐 생각했다.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러고는 덧붙였다.
“색만 궁금해서.”
벨 교수는 세라에게 서류를 달라고 했다.
두 장이었다. 렌은 첫 장에 있는 ‘실습 참여’라는 말을 보았다. 둘째 장에는 책임 범위, 장비 사용 제한, 지도 교원의 확인 같은 문구가 줄지어 있었다.
“무거운 것 나르는 일만 시키는 겁니까?”
이번에는 말투가 달랐다.
벨 교수는 렌을 보았다.
“그럴 거면 운반원을 고용하지. 넌 오늘 받침대가 틀어진 걸 보고 옮겼다. 쓰러진 사람부터 빼냈고. 힘이 센 것과 현장에서 판단하는 것은 별개야.”
교수는 서류의 한 줄을 짚었다.
“한 학기 동안 교육을 받는다. 학기 말에 실습 평가를 하지. 정규 마법사 자격이 나온다는 약속은 없네. 여긴 분명히 읽게.”
렌은 읽었다.
천천히 읽었다.
뒤에 앉은 인부가 무릎을 펴다가 작게 신음했다. 세라가 돌아가 상태를 보았다. 창밖에서는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다.
렌은 서류를 끝까지 넘겼다.
“학기 말 평가에서 잘하면요?”
“그 결과를 보고 다음 과정을 논의한다.”
“결과를 보는 거죠.”
“그래.”
렌은 펜을 집었다.
서명 칸에 이름을 쓴 다음, 자신이 방금 쓴 글씨를 한 번 더 보았다.
벨 교수가 종이를 가져가려 하자 렌이 손끝으로 가장자리를 잠깐 눌렀다.
“이건 저도 한 장 받습니까?”
“물론.”
렌은 그제야 손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