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학생용 겉옷은 푸른색이었다.
렌도 푸른색을 받았다.
문제는 명찰이었다.
세라가 건넨 명찰은 밝은 주황색이었다. 안쪽에는 이름과 함께 ‘실습생’이라고 적혀 있었다. 멀리서도 읽힐 만큼 글자가 컸다.
렌은 그것을 뒤집어 보았다. 뒷면도 주황색이었다.
“안전 구분 때문에요.” 세라가 말했다. “아직 허용되지 않은 장비가 많아서 현장에서 바로 알아봐야 해요.”
“그럼 익숙해지면 작아집니까?”
“명찰이요?”
“글자가.”
세라는 렌의 이름을 다시 확인하고 명단에 표시했다.
“수업 끝나고 기숙사 안내를 받을 수 있어요. 오늘은 입학생 설명회만 참석하세요. 도구는 빌릴 때마다 서명해야 하고요.”
“제가 도와드릴 일 있습니까?”
세라가 주변을 보았다. 아직 나누어 주지 못한 교재 상자가 있었다.
“저 상자 네 개만 강당 앞에 놓아 주실래요? 한 개씩 옮기셔도 돼요.”
렌은 네 개를 한꺼번에 들었다.
세라가 입을 열었을 때는 이미 복도에 나가 있었다.
렌은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잠깐 보았다. 푸른 겉옷은 잘 맞았다. 어깨가 조금 끼었지만 팔을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상자 때문에 주황색 명찰이 보이지 않았다.
그 상태로 강당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길을 비켰다.
강당에는 긴 탁자와 접는 의자가 줄지어 있었다. 앞쪽 벽에는 아홉 개의 원이 그려진 큰 천이 걸려 있었다. 작은 원 하나에서 시작해 마지막 원은 천의 가장자리에 닿을 만큼 컸다.
렌은 상자를 놓고 그 그림 앞에 섰다.
“9클래스.”
뒤에서 누군가 말했다.
렌이 돌아보았다. 추천장을 내밀었던 소년이었다.
“마지막 원.” 소년이 덧붙였다. “그걸 보고 계신 것 같아서.”
“알아.”
렌은 곧바로 말했다.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입니다.”
“렌.”
두 사람은 악수했다. 렌은 조금 힘을 빼고 잡았다. 에드는 그걸 눈치챈 듯 손을 놓은 뒤 손가락을 한 번 구부렸다.
“아까 표적, 무게가 얼마였습니까?”
“재 봐야 알아?”
“아니, 궁금해서.”
렌은 별것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정확한 무게는 자신도 몰랐다.
에드는 주황색 명찰을 보았다.
“실습생이시군요.”
“현장 쪽.”
“그렇게도 들어올 수 있네요.”
말에는 대놓고 비웃는 기색이 없었다. 그래서 렌은 조금 더 불편했다.
앞줄에서 손을 든 학생이 빈자리를 두드렸다. 에드가 그쪽을 보고 인사했다.
“먼저 가 보겠습니다.”
렌은 같이 갈까 하다가, 상자 뚜껑이 하나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뚜껑을 닫았다. 별로 닫을 필요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