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KOYO 원래 이야기

같은 방 사람들

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방에 돌아왔을 때 토마는 책상 위에서 고장 난 작은 등잔을 분해했다. 불을 켜는 기구는 아니었다. 둥근 수정에 낮 동안 받은 빛을 저장했다가 밤에 내보내는 값싼 독서등이었다. 지금은 한쪽으로만 빛이 새고 있었다. 렌은 침대에 앉아 신청서를 읽었다. 내일 벨 교수에게 찾아가면 될 일이었다. 서명받을 줄에는 빈칸이 세 개 있었다. 참가 가능한 실습, 사용 가능한 장비, 지도상의 주의 사항. 마지막 칸이 유독 넓었다. 렌은 교재를 펼쳤다. 첫 장에는 마법사의 자세에 관한 짧은 글이 있었다. 그는 그 부분은 빨리 넘겼다. 다음 장부터는 손 그림이 나왔다. 손가락 방향과 마나 흐름을 나타낸 선이었다. 그는 자기 손을 내려다보았다. 붕대 때문에 손금이 보이지 않았다. 문밖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복도 건너편 학생들이 서로 이름을 외우고 있었다. 누군가 문을 열고 ‘여기 몇 호야?’ 하고 물었다. 다른 사람이 틀린 호수를 말해 주었다. 여러 명이 웃었다. 렌은 방문을 보았다. 토마는 작은 나사를 풀고 있었다. “문 열어 놓을까?” 렌이 물었다. “벌레 들어와요.” “복도인데.” “창문 열려 있잖아요.” 렌은 창문을 보았다. 잠시 뒤 창문을 닫았다. 토마가 고개를 들었다. 렌은 문을 반쯤 열었다. 복도의 소리가 조금 커졌다. 지나가던 학생 한 명이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렌이 고개를 들었지만 학생은 이미 지나갔다. 렌은 펜을 꺼내 교재 여백에 이름을 적었다. 렌. 글씨가 좀 작았다. 그 아래에 다시 적었다. 이번에는 조금 컸다. 토마의 독서등이 켜졌다. 방 전체가 아니라 책상 위의 종이만 고르게 밝아졌다. 렌이 몸을 일으켰다. “고쳤어?” “반사판이 돌아가 있었어요.” “그럼 마나를 안 써도 켜지는 거네.” “충전할 때는 써요. 낮에는 햇빛으로도 되고.” 토마가 작은 손잡이를 돌렸다. 빛이 약해졌다가 다시 강해졌다. 렌은 그 옆에 앉았다. “만든 거야?” “고친 거예요.” “처음부터 만들 수도 있어?” 토마는 잠깐 생각했다. “좋은 수정이 있으면요.” 렌은 교재를 가져와 독서등 아래에 놓았다. 손 그림의 가느다란 선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이 충전해 놓고, 내가 쓰는 것도 되는 거지?” “네.” “내가 조작해서 켜는 거고.” “네.” 렌은 손잡이를 한 번 돌렸다. 토마는 렌의 얼굴을 보고 덧붙였다. “마나가 생기는 건 아니에요.” 렌은 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토마는 반사판 뚜껑을 닫았다. 한참 뒤 렌이 말했다. “이거 수업에서 보여 주면 좋겠다.” 토마가 어깨를 조금 움츠렸다. “다들 아는 거예요.” 렌은 교재의 선을 다시 보았다. 자신은 몰랐다. 복도에서 누가 ‘잘 자!’ 하고 외쳤다. 렌은 열린 문 쪽을 향해 손을 들었다. 상대는 그를 보고 한 말이 아니었지만, 문 앞을 지나가던 학생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렌은 문을 닫기 전에 아주 잠깐 더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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