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첫 실습실은 강당보다 작았다.
탁자는 세 사람씩 앉기 좋게 놓여 있었다. 벽에는 조별 장비가 들어 있는 서랍이 있었고, 창가에는 물이 담긴 항아리가 줄지어 있었다. 아직 불을 피우지 않았는데도 금속과 재 냄새가 났다.
렌은 시작 시간보다 일찍 왔다.
책상에 이름표를 세 개 놓았다.
전날 밤 교재 포장지를 잘라 만들었다. 두 개에는 아직 이름이 없었다. 한 개에만 ‘렌’이라고 적혀 있었다.
잠깐 보다가 그 위에 작은 글씨를 덧붙였다.
‘조장.’
문이 열리자 렌은 펜을 내려놓았다.
니아가 들어왔다. 렌은 그녀가 이름표를 볼 수 있게 몸을 조금 옆으로 옮겼다.
“확인받았어.”
니아가 신청서를 읽었다.
“됐네요.”
렌은 빈 의자 하나를 손으로 짚었다.
니아는 아직 앉지 않았다.
“조 신청은 수업 시작하고 한다던데.”
“미리 이야기해 두면 편하지.”
니아는 이름표 세 개를 보았다. 렌의 이름 위에 있는 작은 글씨도 보았다.
“누가 조장이에요?”
“아직 정한 건 아니고.”
“적혀 있는데요.”
렌은 이름표를 들어 아래쪽을 접었다. 작은 글씨가 접혀 들어갔다.
“재활용한 종이라.”
니아는 종이의 깨끗한 뒷면을 보았다.
말하지 않았다.
토마가 뒤이어 들어왔다. 어깨에 도구 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는 방을 한 번 둘러본 다음 렌 옆에 짐을 내려놓았다.
렌은 조금 편해졌다.
“우리 같이 하면 되겠네.”
토마가 고개를 들었다.
“아직 신청 안 했는데.”
“그러니까 같이.”
토마는 니아를 보고, 렌을 보았다.
그사이 에드가 실습실에 들어왔다. 함께 온 두 학생은 다른 탁자에 앉았다. 에드는 그들에게 잠깐 기다리라는 손짓을 하고 렌 쪽으로 왔다.
“오늘 참가하십니까?”
렌이 신청서를 보여 주었다.
에드는 한 줄씩 읽었다. 니아보다 오래 걸렸다. 다 읽고 나서는 종이를 아주 반듯하게 돌려놓았다.
“저희 조는 장비 담당이 필요합니다.”
렌이 말했다.
“여기도 조를 만드는 중인데.”
에드는 탁자 위 이름표를 보았다.
니아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정하기 전에 역할부터 얘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