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KOYO 원래 이야기

같은 방 사람들

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니아는 빈 종이를 가운데 놓았다. “첫 과제는 단순해요. 기구를 조립하고, 불을 유지하고, 안전하게 끝내는 것. 설명회에서 말했죠.” 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뭘 했는지 적어 내야 해요. 제가 주문을 하면 제 이름을 쓰고, 토마가 기구를 손보면 토마 이름을 쓰고.” 토마가 조금 놀란 얼굴로 니아를 보았다. “저도 같이요?” “할 생각 있으면요. 어제 등잔 고쳤다는 얘기 했잖아요.” 렌은 잠깐 토마를 보았다. 자기 없는 데서 두 사람이 이야기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니아가 렌 쪽으로 종이를 밀었다. “렌도 맡은 일 그대로 적어요. 누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에요. 나중에 발표할 때도 그렇게 하고.” 렌은 종이를 보았다. 아직 아무것도 쓰이지 않았다. 그런데 약속의 모양은 분명했다. 에드는 탁자 끝에 손을 올렸다. “맞는 말이긴 한데, 실습은 결과도 중요하죠. 저희는 제대로 된 시연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니아가 에드를 보았다. “제대로 안 하겠다고는 안 했어요.” “그런 뜻은 아니고.” 에드는 렌에게 말을 이었다. “정식으로 역할을 받아서, 교수 앞에서 끝까지 해 보자는 겁니다. 뒤에서 장비만 옮기지 말고요. 어제 보니 현장 판단은 빠르시더군요.” 렌은 그 말을 들었다. 좋은 말이었다. ‘뒤에서 장비만 옮기지 말고’라는 부분이 특히 좋았다. 하지만 에드가 다음에 한 말도 들렸다. “대신 동작은 맞춰야 합니다. 중간에 혼자 뭔가 해 버리면 다른 사람 주문까지 틀어집니다. 제 주문을 더 크게 보이게 하려고 장비를 멋대로 바꾸는 것도 안 되고.” “그런 적 없는데.” 렌이 말했다. “앞으로요.” 토마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 셋이 그를 보았다. “저는 기구를 맡고 싶어요. 발표는 아직 잘 못해요.” 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도 고개를 끄덕였다. 렌은 조금 늦게 끄덕였다. 토마가 손을 내렸다. “그리고 제 도구는 물어보고 써 주세요.” 그 말은 모두를 향한 것이었지만 렌은 자기 책상 쪽에 놓아 둔 펜치를 떠올렸다. 아침에 이름표를 받칠 철사를 구부리려고 잠깐 썼다. “방에 있어.” 렌이 말했다. 토마는 눈을 깜빡였다. “뭐가요?” “펜치.” 실습실 앞문이 열렸다. 세라가 출석부를 들고 들어왔다. “조는 세 명씩 신청해 주세요. 오늘 안에 바꿀 수 있지만, 과제를 시작한 뒤에는 역할표도 같이 고쳐야 해요.” 렌은 니아가 내민 빈 종이와 에드의 손을 보았다. 아직 어느 쪽에도 자기 이름은 없었다. 이번에는 먼저 적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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