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KOYO 원래 이야기

불은 이미 켜져 있었다

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저녁 식당에서는 긴 탁자의 어느 자리를 잡느냐가 음식보다 먼저 정해졌다. 렌은 네 자리가 비어 있는 탁자를 발견하고 그 끝에 쟁반을 놓았다. 모든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누가 오면 편하게 앉힐 수 있는 위치였다. 그는 의자 세 개를 안쪽으로 조금씩 밀었다. 그중 하나가 다른 둘보다 가까워 보여 다시 맞췄다. 수프 위에 기름막이 생겼다. 지나가는 학생 하나가 빈 의자를 잡았다. 렌은 입을 열었다가 그 학생이 의자만 가져가려는 것을 알았다. “여기 자리 있어?” 렌은 남은 의자를 보았다. “한 자리는 있어.” 학생은 의자를 가져갔다. 렌은 이제 두 사람이 앉으면 더 친한 모임처럼 보이겠다고 생각했다. 세 사람이 오면 곤란했다. 토마는 잠시 뒤 쟁반을 양손으로 들고 왔다. 남은 한 의자에 앉기 전에 여기가 맞느냐는 얼굴로 탁자를 보았다. “앉아.” 렌이 말했다. “의자 확보는 끝났어.” 토마가 앉자 바로 옆 탁자에서 다른 학생이 의자를 가져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렌은 이제 자기 아래 의자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대는 잠깐 멈췄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갔다. 토마는 수프를 한 입 먹은 뒤 오늘 고리의 이음매가 제각각이었다고 말했다. 오래된 것은 작은 진동을 손가락으로 느낄 수 있는데 새것은 연결이 너무 뻣뻣해서 점화핵이 흔들릴 때도 손잡이에는 잘 전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걸 고칠 수 있어?” 렌이 물었다. “진동을 보는 받침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주문을 고치는 건 아니고. 흔들리는 걸 먼저 보게 하는 거지.” 말이 길어지자 토마는 숟가락을 들었다. 렌은 그가 중단하기 전에 다시 물었다. “얼마나 크게 보이는데?” 토마는 빵 부스러기를 선처럼 늘어놓았다. 손끝으로 탁자를 아주 조금 누르자 부스러기 하나가 움직였다. 그는 움직이는 부품과 움직이면 안 되는 바닥을 따로 그렸다. 처음에는 자기 접시 앞에서만 설명했지만 렌이 접시를 옆으로 치워 주자 선이 탁자의 가운데까지 자랐다. 식당 직원이 빵 부스러기를 닦으러 왔다. 토마는 황급히 손을 거두었다. 렌은 가방에서 종이를 꺼내 그에게 주었다. 아침에 자기 이름을 크게 적어 둔 표지의 뒷면이었다. “여기에 그려. 다음 조별 발표에 쓸 수 있겠어.” 토마는 종이를 뒤집어 보았다. 렌의 이름을 확인하고 다시 뒷면을 폈다. “내가 만든 걸?” “응.” 렌이 대답했다. “네가 만든 걸.” 그날 밤 렌은 침대에 누워 점화핵을 떠올리지 않았다. 자기 이름이 기록자로 적힌 종이와, 토마가 탁자 가운데로 팔을 내밀던 모습을 생각했다. 그다음에는 발표장의 단상을 떠올렸다. 어두운 관객석 앞에서 누가 처음 말을 시작하는지도 생각했다. 아직 아무도 그에게 발표를 맡긴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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