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KOYO 원래 이야기

조장은 한 명이면 됩니다

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조별 발표 공지가 붙은 날, 렌은 토마보다 먼저 자기 방 책상을 비웠다. 정확하게는 토마의 책상까지 비웠다. 나무 상자에 나사와 끊어진 구리선, 끝이 닳은 솔을 종류별로 넣었다. 분류 기준은 크기였다. 토마가 돌아와 상자를 들여다본 뒤 아무 말 없이 다시 책상 위에 펼쳤다. “작은 건 작은 것끼리 모았는데.” “부품은 같이 쓰는 것끼리 두는 거야.” 토마는 렌이 큰 나사로 분류한 것 하나를 작은 나사 세 개 사이에 놓았다. 마지막으로 찌그러진 덮개를 맨 위에 얹었다. 렌이 버리려고 한 물건이었다. “이건 틀이지?” 렌이 물었다. “원래 물건이야.” 렌은 상자를 내려놓고 창문을 열었다.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에 토마의 스케치가 들렸다. 토마는 대답 대신 스케치 위에 손을 얹었다. 렌이 창문을 닫았다. 발표 주제는 기초 주문을 돕는 마도구였다. 새로운 주문을 발명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배우는 일을 더 안전하게 반복하도록 도와도 충분했다. 벨은 주제를 설명하면서 마나를 넣어 주는 도구와 사람이 제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구별했다. 후자에 점수를 주겠다고 두 번 말했다. 토마의 받침은 그 조건에 맞았다. 구리 고리의 떨림이 얇은 금속 조각으로 전달되고, 금속 조각 끝에 달린 작은 흰 깃이 움직이는 구조였다. 점화핵의 유지가 흔들리면 깃이 먼저 떨렸다. 시전자는 자기 손에 힘을 더 주는 대신 마나 유입을 줄여 다시 맞출 수 있었다. 받침에 마나를 넣는 부분은 없었다. 가벼운 떨림을 눈에 보이게 늘여 놓을 뿐이었다. 렌이 설명을 듣고 가장 먼저 물은 것은 이름이었다. “아직 없어.” 토마가 말했다. “장치 이름은 있어야 해. 심사표에 뭐라고 써?” “점화 고리 진동 표시 받침.” 렌은 종이를 가운데 접었다. 그 이름은 접힌 종이 한쪽에 다 들어가지 않았다. “짧은 이름을 생각해 볼게.” “짧게 안 해도 돼.” 토마는 이미 줄을 갈고 있었다. 렌은 방해하지 않으려고 자기 침대에 앉아 이름을 열두 개 적었다. 그 가운데 넷에는 렌의 이름이 들어갔다. 둘에는 토마의 이름이 들어갔다. 그 둘은 토마가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먼저 지웠다. 다음 날 둘은 실습 준비실에서 부품을 빌렸다. 세라는 학생들이 쓸 수 있는 상자와 정비용 상자를 나누어 놓았다. 정비용 상자는 창고에 돌려보낼 예정이라 손대지 말라고 했다. 렌은 쓸 수 있는 상자만 들었다. 바닥에 놓인 상자 네 개를 한꺼번에 들려다가 세라가 맨 위 상자를 내려 주었다. “목록 보면서 가져가요.” “한 번에 옮길 수 있습니다.” “없어진 부품도 한 번에 네 상자에서 찾아야 하니까요.” 렌은 상자를 내려놓았다. 토마가 목록을 읽는 동안 그는 항목 옆에 표시했다. 번호를 하나 놓쳤더니 토마가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세 번째 상자까지 끝났을 때 렌은 물건을 드는 것보다 연필을 쥐는 손이 더 피곤했다. 마지막 상자 바닥에 작은 황동판 세 개가 엎어져 있었다. 글자가 새겨진 면에 눌린 먼지가 있었다. 토마가 하나를 들어 손가락으로 닦았다. 가장자리에 낡은 붉은 칠이 남아 있었고 뒤쪽에는 1이라는 숫자가 작게 찍혀 있었다. “받침 무게로 써도 되나?” 렌이 물었다. 세라가 상자 목록을 확인했다. “소품 상자에 섞였네요. 교체한 표찰인 것 같은데, 오르 씨한테 돌려드려야겠어요.” 토마는 세 장을 얇은 천에 싸서 상자 옆 칸에 넣었다. 버려도 되는 줄 알았던 학생 하나가 자기 쪽의 부러진 나무 막대를 쓰레기통에서 다시 꺼냈다. 세라는 그건 버려도 된다고 했다. 렌은 두 물건이 왜 다른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더 묻지 않았다. 렌이 정한 발표 제목은 ‘흔들리지 않는 시작’이었다. 토마는 제목 아래 놓인 받침을 손가락으로 건드렸다. 흰 깃이 흔들렸다. “이건 흔들리는 걸 보여 주는 건데.” “사람의 시작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야.” “점화핵이 흔들려서 쓰는 거고.” 렌은 부제에 원래 이름을 넣었다. 그러자 종이 두 장이 필요했다. 발표까지 사흘 동안 렌은 리허설 시간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정식 연습이라고 불렀는데 토마가 아직 장치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하자 사전 정식 연습으로 고쳤다. 세라에게 빈 교실을 빌릴 수 있겠느냐고 묻자 수업이 없으면 이용할 수 있다는 답이 왔다. 렌은 조원들에게 조교 승인 연습실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세라는 그 말을 복도에서 듣고 교실 문 앞까지 따라왔다. “방이 비어 있다는 말이었어요. 발표를 승인한 건 아니고요.” 렌은 다른 학생들이 듣는 곳에서 설명을 바로잡아야 했다. 그는 승인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사용 가능이라고 썼다. 지운 부분이 더 커져서 새 종이를 붙였다. 새 종이에는 시간만 적었다. 토마는 첫 리허설에서 장치를 조립했다. 렌은 그 모습을 보면서 말할 문장을 읽었다. 자기 대본은 두 장 반이었다. 토마가 읽을 문장은 “안정 장치는 이 원리로 작동합니다” 한 줄이었다. 토마는 그 한 줄 뒤의 빈 공간을 보았다. “어떤 원리?” “내가 앞에서 설명해.” “그럼 나는 뭘 말하는 거야?” 렌은 대본을 받아 한 줄을 더 적었다. “질문이 있으면 답변하겠습니다.” 토마는 대본을 돌려받고 장치를 계속 조립했다. 작은 나사 하나가 손가락 사이에서 두 번 미끄러졌다. 렌은 그게 긴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질문 시간도 자신이 돕겠다고 했다. “내가 아직 질문을 못 들었잖아.” 토마가 말했다. 렌은 대본을 내려놓았다. 교실 뒤쪽에서 기다리던 조원이 의자를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아무도 연습을 시작하자고 하지 않았다. 렌은 토마가 지금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았지만, 알았다고 말하면 더 큰 일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 조립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다음 리허설에는 배지를 가져왔다. 왼쪽에 달 수 있는 둥근 종이 배지였다. 렌의 것에는 발표 대표, 시전자의 것에는 마법 운용, 토마의 것에는 기술 지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토마가 배지를 받지 않았다. “내가 만들었는데 왜 지원이야?” “무대에서 맡는 역할을 적은 거야.” “만든 사람은 무대에 올라가면 지원이 돼?” 렌은 배지를 내려다보았다. 기술 책임이라고 고치기에는 글자 수가 달랐다. 그는 자기 배지의 대표를 손으로 가린 채 말했다. “제작이라고 새로 쓰면 돼.” 토마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배지는 여전히 받지 않았다. 렌은 그날 저녁 혼자 새 배지를 만들었다. 다음 날 가져가자 다른 조들도 아무 배지를 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종이봉투를 가방 안에 넣었다. 토마에게만 제작이라고 쓴 것을 보여 주고 다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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