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KOYO 원래 이야기

조장은 한 명이면 됩니다

아카데미편 한 권 초안 · 1–14장과 네 결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식 출간 전 검토본입니다.

“오늘 첫 발표는 내가 할게.” 렌이 말했다. “순서를 준비한 대로 가자. 네가 만든 과정은 빼지 않을 거야.” 토마의 입술이 조금 움직였다. 그는 상자를 다시 바닥에 놓지 않았다. “질문도 네가 할 거야?” “아니. 조작은 네가 하고, 제작 질문은 네게 넘길게. 첫 설명을 네가 하고 싶었다는 건 알아.” 토마는 곧바로 괜찮다고 하지 않았다. 렌은 기다렸다. 결국 토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러진 다리 얘기도 해. 단단하게만 하면 안 되는 거.” 렌은 대본 첫 장을 뒤집어 그 문장을 맨 위에 적었다. 원래 쓰려던 자기소개는 뒤로 밀렸다. 그가 단상 앞에 섰을 때 준비한 인사말은 입에서 쉽게 나왔다. 사흘 동안 거울과 방문과 빈 의자 앞에서 말한 문장이었다. 렌은 첫 줄을 마친 뒤 자신이 얼마나 편해졌는지 알아차렸다. 토마는 옆에서 장치 상자를 열고 있었다. “설계와 제작은 토마가 했습니다. 저는 진행과 실물 배치를 맡았습니다. 여기 있는 받침의 다리 하나는 제가 옮기다 구부러뜨렸고, 토마가 다시 만들었습니다.” 앞줄에서 웃음이 났다. 렌은 그 웃음에 맞춰 다른 말을 더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대본에 적은 다음 문장을 읽었다. “다만 새 다리가 더 튼튼해졌다고 바로 좋아진 건 아닙니다.” 그는 토마가 보여 준 두 조각을 들었다. 처음에는 얇은 것과 두꺼운 것을 반대로 잡았다. 토마가 손가락으로 작은 표시를 가리켰다. 렌은 숨기려 하지 않고 위치를 바꾸었다. “이쪽이 수정 전입니다.” 원리를 설명할 때는 준비한 문장이 도움이 됐다. 렌은 짧은 문장 뒤에 한 호흡을 쉬었고, 시전자가 손을 올릴 시간을 남겼다. 토마가 조절 나사를 만지는 동안 관객을 향해 말을 이어 가지 않았다. 장치의 깃이 움직이는 순간에 시선이 모였다. 시전자가 마나를 줄이자 흰 깃이 잠잠해졌다. 렌은 시계를 확인하고 유지가 안정된 시간을 읽었다. 연습실에서 맞춘 신호와 각자 맡기로 한 역할은 지금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일이었다. 벨은 다른 고리에도 맞느냐고 물었다. “제작자에게 답변을 부탁하겠습니다.” 렌은 한 발 옆으로 갔다. 토마가 고개를 들었다. 마치 갑자기 자기 이름을 부른 것처럼 목소리가 작아졌다. “같은 규격만요. 다른 크기는 아직 확인 못 했습니다.” 벨이 다시 탁자를 두드리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토마는 받침의 발을 가리키고 구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을 보지 않고 장치를 보고 대답했다. 렌이 앞으로 돌아오자 안도한 기색이 역력했다. 발표는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났다. 렌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장치를 든 토마가 고개를 숙일 수 있도록 상자를 받아 주었다. 토마는 빈손이 된 다음에야 짧게 인사했다. 평가표에는 시연 운용과 시간 배분 우수, 관찰 조건 확장 필요라고 적혔다. 정식 발표 설명자 칸에는 렌의 이름이 있었다. 설계와 제작에는 토마의 이름이 각각 적혔다. 렌은 모든 칸을 확인한 뒤 토마에게 먼저 보여 주었다. 토마는 평가표를 읽고 접었다. “잘했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뒤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기실에서 렌이 다음 발표에는 토마가 처음부터 해도 되겠다고 말하자 토마가 상자 덮개를 누르며 대답했다. “다음 걸 만들면, 발표는 만들기 전에 정하자.” 렌은 대답을 서둘렀다가 멈췄다. “그래.” 토마는 그제야 앉았다. 이번에 렌은 실제로 정식 시연을 이끌었다. 그 경험을 없던 일로 할 필요는 없었다. 토마에게 같은 경험이 생긴 것도 아니었다. 렌은 평가표의 다른 칸들이 한꺼번에 같은 것을 뜻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며 물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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